–
3. 댄스 챌린지
아이돌이었나 기성 가수였나 기억은 안나는데, 이제는 신곡을 내면 댄스 챌린지를 만드는 게 필수고, 챌린지 영상을 많이 업로드하기 위해 다른 가수들이랑 협업을 해야해서, 방송 외 쉬는 시간에도 계속 춤을 춰야해서 힘들어졌다며 투정하는 짧은 영상을 봤다.
그러게.
몇 년 전 까지만해도 댄스 챌린지라는 개념은 없었는데.
그동안 다양한 홍보 방식이 있었을텐데 어떻게 댄스 챌린지는 문화로까지 자리잡았지?
댄스 챌린지 이전엔 춤 거울모드 동영상이란 게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춤을 팬이 따라 출 수 있도록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소속사에서 업로드해줬었다.
그걸 보고 팬들은 춤을 따라추고, 녹화해서 개인 SNS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댄스 챌린지는 이 패러다임에 침투했다.
포인트가 되는 가장 흥겨운 부분의 안무만 녹화해서 쉽게 따라출 수 있게 했다.
이전까지 아이돌들의 춤은 춤을 잘추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지만 댄스 챌린지의 등장으로 누구나 즐겨볼만한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음악과 안무 시장까지 바꾸어 버렸다.
옛날에는 쉽게 따라 출 수 없는 춤을 선보여야만 했다.
음악 안에 브레이크 댄스 구간까지 넣을 정도였다.
사람들은 멋잇게 춤을추는 가수들을 선망하기만 했었다.
반면 이제는 사람들이 음악을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쉬운 안무와 적당히 챌린징한 안무를 섞어 만든다.
역시 문화의 영향력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만큼 크다.
문화를 장악하려고 하기 이전에 우리는 어떻게 기존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지, 우리를 익숙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겠다.
영상 구인구직 시장이나 독립 영화 또는 영화제 판에서 바이럴이 바이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