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의 허리 통증 완화 프로젝트의 수혜를 받았다.
통증이 양방과 한방으로 완전히 잡히지 않아 마사지도 알아보다 마사지 효능에 수면의 질 향상이 있다며 같이 받아보지 않겠냐 제안했다.
나는 한국에서 마사지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약간의 저항감이 들었지만 발리에서의 마사지가 그리웠던 터라 해보겠다 했다.
통증 완화 코스인 전신 60분짜리를 예약했다.
도착하자마자 환복하고 족욕을 했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니 내 또래 같았다.
이제 마사지 받으러 다녀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구나.
족욕이 끝나고 마사지 베드에 누웠다.
상체부터 진행됐다.
선생님께서 팔과 어깨를 조금 주물러 보시더니 마사지를 처음 받아보시냐고 물어보셨다.
많이 받아본 척하고 싶어서(?) 온몸에 힘을 다 빼고 누워있었는데 그것과는 별개였나 보다.
어깨가 많이 굳었고, 굽어있고, 말려있다면서 편두통이 좀 있으시겠다고 했다.
어깨가 굳어서 연결된 근육이 조금씩 다 굳어있다고 하셨다.
목도, 등도, 팔도 그렇고 전완근은 딱딱해지기까지 했다고 말해주셨다.
상체만 만져보셨는데 아빠 다리를 많이 하시는 편인가 봐요라고 하셨다.
깜짝 놀랐다.
4년 전에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도수치료를 꽤 길게 받았는데 그때도 들어보지 못한 얘기들을 해주셨다.
내 근육이 굳은 모양이 아빠 다리를 많이 하는 사람의 모양이라고 하셨다.
아직 눌러보지 않으셨지만 아마 허리와 골반도 오른쪽이 특히 굳어있을 거라고 했고 정말 그랬다.
평소에 스트레칭은 자주 해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아니.. 근육이 굳어있는데 스트레칭을 한다는 건 어떻게 아시는 거지.
근육 비대칭이 심해서 오른쪽 위주로 해주신다고 했다.
확실히 왼쪽은 통증이 덜했다.
오른쪽은 눌러주시는 족족 아팠다.
선생님은 누를 때마다 “아이고 많이 많이 굳으셨어요.”라고 “많이”를 많이 말씀하셨다.
내가 가진 체구에 비해 근육이 너무 두껍다고 하셨다.
이번 한 번으로는 드라마틱 하게 좋아질 수 없다고 하시면서 가능하신 선에서 또 받으러 오시는 게 좋을 거라고 했다.
처음에는 영업을 하시는 줄 알았다.
상체가 끝나고 하체를 해주시는데 허벅지는 근육이 잘 자리 잡았다고 해주셨다.
뭉친 곳도 없고 건강하게 탄탄하다고 감탄하셨다.
물론 종아리 쪽으로 내려가면서 오른쪽 종아리는 왜 이렇게 굳었냐며 무릎이 아프셨겠다고 하셨지만…
(진짜로 오른쪽 무릎만 아픔)
마사지가 필요 없는 부위도 같이 말씀해 주시니까 어쩌면 마냥 영업이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돈도 많고 시간도 많으면 일주일에 몇 번 정도 받으면 좋냐고 여쭤봤다.
그랬더니 깜짝 놀라시면서 마사지 그렇게 자주 받는 거 아니에요라고 하셨다.
한 시간 정도로 받으려면 2-3주에 한 번이 가장 좋고 근육이 잘 풀리려면 최소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주면 좋을 거라고 하셨다.
내 몸의 경우엔 두세 번 정도 받으면 불균형이 많이 풀릴 거라고 하셨다.
영업을 하신 건지 안 하신 건지는 상관이 없어졌고, 영업이 되었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9시가 되었다.
마사지를 받고 잔뜩 이완된 상태로 바로 잠들 수 있게 계획했는데…
침대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다음 달에도 받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