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1일

옥탑방

By In DAILY

최근에 수박이 먹고 싶어서 울면서 잠에서 깼다는 일기를 썼었는가 모르겠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울었다.
두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자그마한 수박 도시락이 12,000원이었지만,
조금의 고민도 없이 두 개나 시켜 먹었다.
A에게 서너 조각만 주고 앉은 자리에서 혼자 다 먹어치웠다.
이렇게 특정 음식이 땡기는 날이 있다.
무슨 임산부도 아닌데.

오늘은 삼겹살이 그랬다.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지 않으면 울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예감이 들었다.
원래는 축산물 센터에 들러 삼겹살을 사서 집에서 구워 먹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퇴근시간이 다가올수록 계시가 하나씩 추가되기 시작했다.
고수도 먹어야 한다.
김 장아찌도 먹어야 한다.
미나리도 먹어야 한다.
김치찌개도 먹어야 한다.
그렇게 이 모든 걸 먹을 수 있는 옥탑방에 가기로 했다.

고기를 4인분이나 먹고 뽈록해진 배를 두들기며 별게 행복이냐 싶었다.
최근에 성공이 뭘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는데,
먹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다 먹을 수 있는 인생을 살면 그게 바로 성공한 삶이라고 정의내리기로 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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