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급방문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나의 몇 안 되는 친구들은 한 명 빼고 몽땅 해외에 살고 있는데 그중 한 명이 갑자기 한국에 들어왔다.
친구들이 하나 둘 한국을 떠나 살기 시작할 때는 나도 어쩌면 해외에 사는 게 맞는 사람인가 고민했었다.
유유상종을 믿기 때문에.
미래를 속단할 순 없지만 암만 생각해 봐도 나는 한국에 쭉- 살 것 같다.
일단 나는 삶의 에너지 레벨이 높지 않다.
한국은 살아가는 데에 있어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드는 나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일 처리가 속전속결에다가 심지어 처리 과정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얻기까지도 그리 어렵지 않다.
게다가 도심이든 산골짜기든 마음만 먹으면 한 시간 내외로 갈 수 있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사는 것에도 잘 지치는 내가, 다른 나라에서는 살아낼 자신이 없다.
오늘 저녁에 한국 대표 음식인 삼겹살을 먹기로 했는데 약속을 잡고 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조금 넓은 집을 갖고 있었더라면 우리집에서 지내다 가라고 하고 싶은데, 겨우 저녁 한 끼 먹고 또 당분간 멀리 보내야 한다니!
아쉬운 마음을 그렇게 되기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서울에 오면 편히 지내다 갈 수 있는 게스트룸이 있는 집을 가질 때까지 한국에서 열심히 자리 잡고 살아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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