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21일

존 오브 인터레스트 (2023)

By In MOVIE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으로 모든 게 설명이 되는 영화다.

영화는 줄곧 평화로운 가정을 비춘다.
건강한 아이들과, 예쁘게 가꿔진 정원, 물가로 떠나는 휴가 등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러다 언뜻 담장 너머에서 비명과 총소리가 들린다.
한 번 들리기 시작하면 점점 선명해진다.
섬뜩하게도 나에게만 들린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영화 속 인물들은,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심지어 그곳이 살기 좋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한다.
끊임없이 시체를 태우느라 밤에도 불이 훤하지만, 그들은 커튼을 치고 잠이 드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다.

시각과 청각의 괴리가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어떤 씬들은 역겹기까지 하다.
영화의 끝에선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학살당한 유대인들의 신발들을 긴 시퀀스로 보여준다.
악이 지는 빚은 그렇게나 거대하고 무겁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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