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1일

태어나서 기뻐요

By In DAILY

최근까지만 해도, 태어났으니 살고, 사는 김에 열심히 사는 거였다.
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에, 어릴 때부터 생일은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는 게 크게 재미있지 않으니, 부모님께 감사라도 해야, 태어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엄마 아빠는 뭐 하러 나이도 많은데 나랑 동생을 낳아가지구,
청춘 다 지나서 몸 힘들 때 힘든 세월 겪어냈나 싶어,
둘이 각자 즐겁게 살던 대로 쭉 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요즘은 재밌게 사는 게 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사는 게 가끔 재미있기도 하다.
그동안은 그저 재미가 알아서 굴러오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원하지 않는데 재미가 맨입으로 올 리가?
오던 재미도 도망갔을 것이다.
엊그제 엄마가 아무리 재미없는 콘텐츠를 봐도, 스스로 집중하다 보면 재미를 찾을 수 있고, 그렇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이 이해가 갔다.
‘굳이?’라고 반문하던 미운 네 살이 드디어 나이를 먹었다.
냉소적인 태도는 좋지 못하다고 사촌 언니가 12년 전 이메일에서 꿀밤을 놔줬는데, 이제야 냉소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오늘 생일인 김에, 탄생에 대한 나의 생각이 여전한가 떠올려봤는데,
처음으로 태어나서 좋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태어났으니 살고, 사는 김에 열심히 사는데, 기왕 살 거 즐겁게 살자까지 왔다.
이제는 명분이 아니라 진심으로 강수방은 커플에게 감사하다.
우리 귀염둥이 방으니에게는 더 많이 감사하다~ㅋㅋ
강수는 섭섭해도 이해해라~ㅋㅋ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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