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1일

피부과

By In DAILY

초등학생 때 눈 밑 피부, 귀, 팔꿈치를 옮겨가며 진물이 났다.
약이 너무 독한 바람에 먹을 때마다 졸았다.
진물을 닦아내고 까져있는 살 위에 소독약을 떨어뜨리면 하얀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왔다.
거품만큼 따가웠지만 낫기 위해 꾹 참았다.
피부과는 그때 간 이후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때 멸균이 되었는지 피부만큼은 한 번도 탈이 난 적이 없다.

미간에 여드름이 난지 두 달이 넘었다.
생리마다 큰 여드름 한두 개 정도가 올라왔다 사라지긴 했어도,
한창 사춘기 여고생처럼 미간이 이렇게 오래 불긋불긋 한 적은 처음이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로부터 피부가 왜 이렇게 뒤집어졌냐는 걱정 어린 안부 인사를 듣기도 했고,
피부에 자부심이 있었던 만큼 위기감도 느꼈다.
병원 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지만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피부과를 찾았다.

다행히 심한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성인 여드름의 경우 주로 턱에 나는데 미간에 나는 건 균 때문이 분명하다고 하셨다.
양상을 보니 퍼지고 있고 염증의 크기도 큰 편이라며 주사 처방을 받았다.

얼굴에 꽂는 주사는 심하게 따가웠다.
진물 상처에 떨어뜨리는 소독약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다섯 방째부터 눈물이 흘렀다.
울고 싶지 않았는데 코가 매웠고 눈이 시렸다.
대체 보톡스나 피부 시술을 다들 어떻게 받는 거지.
더 심해져서 왔으면 뭐 될 뻔했네.
한 아홉 방 정도 맞았나?
더 맞고 싶은 환부가 있냐고 물어보셨다.
절대 없다고 했고 주사를 안 맞으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냐고 되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그런 건 없고 여드름 나면 주사가 직방이라며.

주사뿐 아니라 약도 같이 먹어야 한단다.
균을 확실히 잡아야 된다나.
일주일 치 약을 지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병원 가기 싫어…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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