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7일

두번째 서른

By In DAILY

서른을 이립이라고 한다.
‘말이을 이(而)’ 와 ‘설 립(立)’을 합한 말로써 마음이 확고하게 서서 삶의 기초를 세우는 나이라는 뜻이다.
올해로 두번째 서른을 보내고 있다.

이제 갓 기초를 세웠을 뿐인데 몸은 막 고꾸라지는 시기인가보다.
작년까지만해도 건강검진을 가면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인 물건이 된 기분이었다.
큰 문제가 없으면 이방에서 저방으로 옮겨지기만했다.
마이너 이슈로 질문을 하면 엄살 부리지 말라는 표정과 시니컬한 목소리만 돌아올 뿐이었다.
이십대는 병원에서 푸대접을 받는다.

겨우 일 년이 지났을 뿐인데, 게다가 나이도 똑같은데 이번에는 모든 방에서 조언이 잇따랐다.
채혈을 할 때는 바늘이 아파서 살짝 찡그렸을 뿐인데 어지러우시냐, 숨을 크게 쉬어봐라, 멀리 쳐다봐라, 잠깐 자기를 바라봐라, 혹시 많이 어지러우시면 말씀해달라며 살갑게 살펴주셨다.
안과 검진에서도 안경을 안쓰고 갔더니 눈 안 좋은 거 알고 계세요?라고 물어보셨다.
그 후에 이어진 검진에서는 가족력을 살필 나이가 되었다면서, 특히나 심근경색은 일찍 관리해서 나쁠 게 없다고 여성 필수 검진 나이가 40이긴 하지만 환자분은 내년부터 해보라고 말씀하셨다.
운동을 꼭! 해야한다는 당연한 말과 함께 올해의 건강검진도 끝이 났다.

언제까지나 어릴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병원의 가망고객군이 되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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