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6일

콧김

By In DAILY

동네 친구인 풋살 왕언니가 도통 얼굴 보기가 힘들다며, 저녁을 쏘겠다고 카톡을 보내왔다.
제일 피곤이 많이 쌓인 목요일 저녁에, 다음날은 일찍 출근해야 하는 금요일이지만,
요즘 너무 정신없이 사는 느낌이라 큰맘 먹고 외출했다.

밥만 먹고 헤어지기 아쉬웠는데 마침 언니가 가보고 싶던 책방에 가자고 했다.
책방은 어수선하고 서툰 느낌이 가득했다.
알고 보니 저녁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준비가 안됐다고 했다.
사장님이 송구스러워하며 뻥튀기를 가져다주셨다.
그런 상황도 즐거웠다.

책방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었던 건, 벽에 걸린 달력이었다.
사실 달력보다는 사인펜으로 그린 그림에 가까웠다.
깜찍하네~ 하고 책장 쪽으로 이동해 책을 구경하고 있는데, 언니가 선물하나 해준다며 골라보랬다.
고민도 없이 달력으로 골랐다.
이사가면 벽에다 걸어야지.

나갔다 오길 잘했다.
밖으로 꺼내줘서 언니에게 고마웠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못 이기는 척일지언정, 꺼내 줄 때 얌전히 꺼내져야겠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