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21일

콩고물

By In DAILY

동호회에서 기동력이 있고 나이가 어리면 많은 일을 도맡아 하게 된다.
원래는 93즈라고 불리는, 같이 일을 맡아 하던 친구가 한 명 더 있었는데, 얼마 전 임신을 하게 되면서, 이번 물놀이 프로젝트는 남은 93즈와 더 어린 친구 한 명이 대부분의 것들을 하게 됐다.
(93 친구는 모두가 오지 말라고 말렸지만, 콧김 좀 쐬자며, 부루스타부터 팬이며 온갖 집기 용품을 캐리어에 담아 끌고 와서는, 고기도 굽고 전도 부치며 주구장창 음식만 했다.)

언뜻 사서 고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냥 그렇지만도 않다.
언제 이런 걸 해보겠냐 싶은 마음이다.
물론 단체 생활이 조금 버거운 나로서는, 같이 어울리면서 수구도 못하고, 혼자 물장구를 치며 놀긴 했다.
굳이 뭐 하러?의 마음으로 계속 살았더라면,
고개 들면 산이고, 누우면 하늘이고, 엎어지면 물속인데다, 음식이 내내 준비되어 있는 신선놀음을 못할 뻔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면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구나라고 물에 몸을 둥둥 띄우고서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콩고물도 떨어진다.
어제 다 먹지 못한 고기 몇 팩과, 김치, 채소들은 우리 차에 실려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덕분에 돼지 파티도 했다.

웃픈 에피소드는, 앞뒤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고기를 굽는데, 집이 한증막이 되었다.
나랑 A는 땀을 비 오듯 쏟으며 “이렇게 더운 날 고기를 구워 먹는 게 우리한테 좋은 일이 맞아?”라며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
“고기만 맛있으면 됐지 뭐~”라며 휴가를 마무리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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