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0일

비겁한 거짓말쟁이들

By In DAILY

어제는 다른팀과 풋살 매치를 했다.

우리팀은 특이하게도 순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다.
다른팀은 서로 공을 잡으려고 싸운다는데,
우리는 너무 양보를 해서 욕심을 내라고 소리를 지른다.
공격력과 승부욕을 길러보고자 매치를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다른팀과 경기를 하면 다른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테니까.

우리는 매치를 많이 하는 팀이 아니어서 초보팀을 물색했다.
어떤 팀이 초보팀과 중급팀을 둘 다 운영하고 있는데, 본인들도 초급팀 매치 상대를 찾고 있었는데 잘 되었다며, 그렇게 매치가 성사되었다.

매치 당일인 어제, 그쪽 사람들이 도착하는데 오는 사람들 족족 다리가 심상치 않았다.
분명 초급팀이 온댔는데정강이가 갈라져 있었다.
정강이가 갈라지는 근육은 축구 근육인데 특히 여자는 더 갖기 힘든 근육이다.
하루 이틀 운동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섣불리 오해하고 싶지 않아서 근수저들이겠거니 했다.

연습 운동을 하는데 폼이 예사롭지 않았다.
패스하는데 땅으로 잘 깔아서 주네.
슛을 하는데 몸을 기울일 줄 아네.
이상하다 초보 아닌 거 같은데.
이때까지도 믿었다.

거긴 코치까지 데려와서는 경기 시작 전, 매너 있게 합시다라는 말까지 했다.
첫 경기를 끝냈다.
그들은 절대 초보가 아니었다.
사람이 다칠 정도로 슛을 세게 때렸다.
슛을 때릴 수 있다는 건 축구를 웬만큼 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강도가 세다는 건 축구를 한 기간도 오래된 거다.
사람을 다치게 할 만큼 공을 세게 차는 게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일이다.
그들은 얼굴쪽으로도 사정없이 때렸다.
정말 부상자들도 생겼다.
화가 난 우리 팀원들은 죽기 살기로 뛰었다.
6경기 중 2경기는 무승부 1경기는 이기기까지 했다.

두 경기 정도 끝내고 나서 그 팀으로 갔다.
초보팀 아니시죠?랬더니 그냥 ㅎㅎ 하고 웃었다.
그러곤 한다는 소리가 스윗(우리팀 이름)도 잘하시는데요.

도무지 이해가 안 가서 시합이 끝나고 그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봤다.
“ㅇㅇ풋살대회 우승팀”이라는 게시글에 오늘 봤던 사람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중급반도 아니고 중급반에서도 정예요원들이 경기를 뛴 것이다.
구력 2년도 안되는 우리를 상대로 공을 쏴댄거다.
압승하는 기분 느끼러 왔나?
대체 왜 그랬지?

우리팀 사람들은 잔뜩 풀이 죽어 돌아갔다.
당분간 매치하지 말자면서.
거짓말이 불법도 아니고,
계약서를 써서 방지할 수도 없는 거고,
거짓말했다고 사과는 못할망정 우리 잘한다고 칭찬하면 되는 줄 아나.
누구 놀리는 것도 아니고.
거짓말하는 와중에 무슨 매너를 찾아.
못된 사람들.
8명의 거짓말쟁이들.
오늘 다시 생각해도 화가 치민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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