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대로라면 6시에 눈을 떠서 해변 쪽으로 러닝을 가려 했는데 너무 당연하게도 7시 30분에 눈을 떴다.
가져온 햇반과 김자반으로 아침을 대충 때우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지만 무사히 밖으로 나왔다.
현지인들이 출근 전에 간다는 브런치 집으로 향했다.
두리번거리며 느적느적 걸었다.
그늘은 춥고 해는 따가운, 걷기 딱 좋은 날씨었다.
아직 머리가 맹한 게 한국의 시간을 살고 있어서 그런가 모든 게 와닿지 않았다.
분명 익숙한 게 하나도 없는데 어색할 것도 없었다.
처음 보는 종류의 가로수들도,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대걸레 같은 털을 가진 반려견들도, 아기를 안고 유치원 등교를 하고 있는 아빠들의 모임도, 동남아 바지를 입었지만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것도 왠지 모르게 편안했다.
허기진 채로 도착해 아침을 허겁지겁 먹었다.
미지근한 라떼를 마시며 내일 아침은 숙소 근처에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줄을 서서 빵을 사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이 동네의 아침을 즐긴 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식당을 나서서도 딱히 정해둔 일정이 없어 이리저리 보이는 대로 걸었다.
이게 얼마만인지!
편안함을 느낀 게 내 속도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일까?
며칠을 더 지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