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를 하니 알게 된 것이 있다.
열심히 했다는 말은 두 번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
오늘도 캘린더와 회의록을 뒤져보는데 쓸 말이 열심히 했다 밖에 없었다.
그렇게 쓰려고 했더니 그 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전 달들의 열심히가 게을러지는 기분이 들었다.
열심히 이상의 말을 써야 할 때가 왔다고 느껴졌는데 이때도 딱 그런 기분이었나 보다.
사생결단 워크샵을 가기로 했었다.
올해 초에는 서비스의 방향성이 크게 바뀌게 되어 퍼블릭하게 얘기할만한 거리들이 있었는데,
이후에는 으레 따라오는 고난들 뿐이어서 할 수 있는 말들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없다고 생각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이름이나 얼굴을 내걸고 쓰는 말에는 한계가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익명이었다면 쓸 수 있었던 글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대부분 투정이나 감정의 배설이었겠지?
더 많은 말을 할 수는 있었겠지만 글의 확장성 측면에서 오히려 더 명확한 한계가 있다.
밖으로 꺼낼 수 없는 이야기라고 규정해버린 건 이야기를 가공하기 귀찮은 나의 마음에 달렸던 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하는 일을 조금 더 성의 있게 기록해 봐야겠다.
나조차도 까먹고 별일 안 했다고 생각하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