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캘린더를 켰다.
#캘린더
세상에.
어떻게 이걸 잊었을까?
비디어스를 피봇 할 뻔했다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던 크롤링을 시도했었다.
어차피 접을 거면 모든 걸 다 해봐야 후련할 것 같다는 결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겨우 그게 뭐라고.
크게 지저분해지지도 않았는데 하기 전엔 신념을 접는 일이라고 여겼다.
게다가 용감하게 광고에 돈도 써보자고 했었다.
피봇과 광고에 돈 쓰기는 괴리가 참 큰데.. 접기 직전에 모든 걸 다 해보자 모드는 생각보다 강력했나 보다.
이런 결정을 한 우리 대견해~
외주사로부터 파트너 제안을 받았다.
무척 신났었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디딤돌을 마지막으로 모든 지원 사업이 종료됐다.
특히 올해는 새롭게 열리는 지원 사업이 대폭 삭감되었다.
21년 11월 말에 전략형을 놓친 게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는지 모른다.
추가 합격이 미지수인 4억을 두고 확정된 1억 2천으로 계약을 하기가 무섭게 추가 합격이 되었다는 전화가 왔었다.
당시에도 끔찍했지만 더 이상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이 없다는 걸 맞닥뜨린 올해 초에도 마음이 많이 힘들었었다.
4억을 기다렸다가 1억 2천도 놓쳤을 수 있고 돌아간다 한들 우리는 안전지향주의여서 동일한 선택을 했을 거라는 이유를 내내 상기시키며 쓰린 속을 달랬다.
지금은 이 기억을 쓰라린 에피소드정도로 웃으면서 얘기할만큼 여유가 생겼다.
얼마나 다행인지.
#주간회의록
영상 편집 외주를 했었다.
양이 많아서 편집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원본 소스가 오면 알아서 외장 하드에 분배되고 프로젝트 파일이 생성되어 편집을 바로 할 수 있게 세팅되도록 하고,
나중엔 피치가 뜬 부분과 마가 뜨는 부분을 자동으로 잘라주는 정도까지 디벨롭 해보자고 했었다.
프로젝트 자체가 딜레이 되고 대량 납품이 무산되어 착수하지 못했다.
허황된 꿈이라고 면박주는 사람 없이 어떤 사안이든 청사진을 같이 그려볼 수 있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다.
요즘 그걸 많이 느낀다.
암울한 와중에 회사 홈페이지도 개편했었다.
리액트로 넘어가보자는 이야기와 함께 숙련도를 쌓을 작은 프로젝트로 회사 홈페이지가 당첨되었었다.
엄청 바빴는데 결국 하면 좋을 일은 시간을 쪼개고 이유를 만들어서 했다.
#인스타그램
23년 목표가 인플루언서였던 게 기억이 난다.
1월 한 달 동안 인스타그램에 무려 6개의 글을 업로드했다.
지금 일기를 쓰고 있는 것도 그렇고 이 모든 건 1월 1일에 읽었던 책 때문이었다.
기록을 하는 건 기억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다. {이렇게} 기록을 하는 건 나를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건 망각의 고통을 이기기 위해서다.
롤랑 바르트, 『애도일기』, 김진영, 걷는나무,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