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도수치료를 받았다.
발목을 요리조리 돌려 정강이 뼈에 맞추고 무릎을 돌려 허벅지 뼈에 맞추고 다리 전체를 돌려서 골반뼈에 맞추는 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처음 걸음을 내디디면 무조건 오른쪽 골반뼈에서 소리가 났는데 치료 두 번 만에 소리가 나지 않았다.
발목 교정을 받았는데 골반뼈에서 소리가 안 난다고, 치료해 주시는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럴 수 있다고 하셨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발목 가동성이 짧은 게 단시간에 벌어진 일이 아닐 테니, 그게 걸음걸이에 영향을 미쳐서, 골반으로 무리하게 걷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골반에 소리가 나긴 해도 통증은 없으니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고 했더니, 통증이 없으면 문제는 아니라 괜찮지만, 점점 그런 것이 쌓여서 통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 치료 후에 내게 필요한 스트레칭을 알려주시겠다고 했다.
아프지 않아도 확인차 도수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단골로 오시는 운동선수분들과 무용수분들이 계시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운동선수나 무용수는 몸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니 이해가 간다만,
나 같은 일반인은 왜 근육이 뭉치고 몸이 틀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냐고 여쭤봤다.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인간 본성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사람의 몸은 본능적으로 효율을 찾는다고 한다.
조금 움직여서 큰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길이 든다.
그러다 보면 쓰던 근육만 쓰게 되고 자연스레 몸에 불균형이 생긴다.
효율적이면 편할 뿐이지 겨우 서두르다 몸의 균형을 잃게 되는 거라고 했다.
그러니 조금 불편해도 필요한 근육들을 다 쓰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치료받으러 가서 진리 하나를 알게 되었다.
입으로는 맨날 효율을 내려놔야 한다고 했지만 한편으론 왜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었다.
효율적으로 사는 삶을 추구해야 멋진 삶을 사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프로페셔널 해 보이니까.
근데 나도 모르는 어느 구석이 어그러지고 있을 수도 있다.
통증이 오기 전까지는 문제라는 걸 알 수 없을 테니, 무너진 채로 강화되다 결국 통증이 올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효율은 달다.
달기만 하다.
좋기만 한 건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없다.
돌이켜보면 당연한 걸 나는 또 이제 알았다.
(비효율을 여유라고 생각한다면 취하고 싶은 것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