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필라테스 날이었고 어김없이 수치스러웠다.
몸이 그렇게 빠른 속도로 달달 떨릴 수 있다니.
무엇보다 가장 수치스러웠던 순간은 호흡이 꼬였을 때였다.
흉곽을 벌려주는 호흡을 하라는데 그렇게 했더니 승모근이 잔뜩 올라왔다.
숨을 잘못 들이쉰 거라고 승모근을 내리라고 하셨는데 그랬더니 배가 뽈록하고 나왔다.
선생님이 빵 터지셨고 배를 잡아준다며 배를 눌러주셨는데 배를 눌렀더니 승모근이 다시 올라왔다.
내가 긴장을 해서 그렇다고 하셨다.
근데 하라는 대로 못하면 못할수록 더욱더 긴장이 되었다.
잘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몸이 말을 안 들으니까 당황스러웠다.
숨쉬기 하나로 한 시간 동안 고군분투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호흡일 것이다.
내 나이를 생각하면 지금 호흡을 한 지 31년차인데 아직 호흡도 똑바로 못한다.
호흡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