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 자체에 대한 일기를 처음 쓰는 것 같다.
나는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라 어떤 운동을 하든지 간에, 원리만 파악하면, 대충 중간 이상은 한다.
뭔가를 잘하는 편이라고 말하는 게 되게 어려운 일인데, 운동만큼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피구를 하면 최후의 1인일 때가 많았고 짝피구를 할 때면 남자 역할을 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양궁 특화 초등학교였는데, 양궁 코치님은 엄마 전화번호까지 알아내서 선수를 시키라고 설득했었다.
방과후 활동으로 잠깐 치던 골프도, 나중에 전해 듣기로 선수로 키워볼 생각 없냐고 물어보셨다고 했다.
6년 내내 반대표 계주 선수였고 육상 종목은 웬만하면 상위권이었다.
하다못해 멀리뛰기나 높이뛰기 같은 종목도 그랬다. (투포환도)
이런 이야기들을 다 차치하고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데도 잘하는 축에 속했기 때문이다.
물론 열심히는 했다.
운동 쪽으로 나갔다 한들 체격이 작고 자주 아프기 때문에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악바리 기질도 없어서 애초에 선수가 될 수나 있었을까 싶다.
힘을 내면 1등을 할 수 있을 때에도 이 악물고 끝까지 한 적이 없다.
힘들면 대충 이만하면 됐다 하고 포기했다.
나이 먹고 풋살을 시작했다.
바로 왕초보 딱지는 뗐다.
아마도 운동신경이 좋은 덕분 아니었을까.
달리기가 빠르니까, 남들은 공을 잘 못 다뤄서 놓치는 공도, 스피드로 실수를 메꿨다.
그게 마치 치고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계속 실수를 반복하지만 수습을 해내니, 굳이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진 않았다.
이렇게 타고난 것에 기대서, 풋살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실력으로 3년이 흘렀다.
내가 경기를 하고 나면 A가 아쉬운 점을 말해준다.
그러면 왜 그때 아쉽게 플레이할 수밖에 없었는지 변명을 한다.
이래서 못했고 저래서 못했다고.
이게 옛날엔 아무렇지가 않았는데,
요즘에는 잘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누가 어디다가 공 찬 기록을 제출해야 할 때 경력 몇 년으로 쓸 거냐고 물어봤다.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햇수는 1년이었다.
기왕 공 찰 거면, 어디 가서 공 좀 찼다고 하고 싶지, 3년이나 찼는데 그렇게 오래 찼다고 하기 쑥스러워서,
한 1년 찼어요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좋은 운동신경을 무기로 성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니 게으름뱅이가 된 것 같았다.
이제 날도 풀리니 최선을 다해서 연습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