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05일

패스트 라이브즈 (2024)

By In MOVIE

유태오 배우의 미스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밖에 없는 것 같다.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영화를 즐기기 위해 노력했고 성공했고 이에 대해 남겨본다.

1.
사실 첫사랑이라는 게 큰 맥락이 필요한 부분인가 싶다.
인생을 다 바쳐 그리워하기에는 어린 시절의 서사가 짧은 건 확실하지만 그냥 그런 거라고 치자.

2.
고백하건데 분명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부분이 몇 있었다.
예를 들면 나영이가 어른이 되어 처음 해성이를 만나고 온 후 So Korean이라고 하는 부분.
그는 절대 So Korean 하지 않다.
어눌한 발음과 외국인 특유의 제스쳐는 눈 감고 모르쇠 할 수 있었지만 그걸 진짜 한국인 같다라고 기습적으로 말해버리니 속절없이 터졌다.

3.
물론 감정이란 게 짝이 있다고 해서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게 아니니 옛 사랑에 대해 감정적 동요가 이는 건 알겠는데 너무 기만 아닌지.
덕분에 영화의 텐션은 올라간다.
하지만 유교걸인 나, 나영이 용서 못해.
아서 행복

4.
영어를 번역한 것 같은 문어체인,
“니 남편이 좋은(사람인) 게 이렇게 아플 줄 몰랐어”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정통 한국인이라면,
“네가 다른 남자 옆에 있는 걸 직접 보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정도였을 것 같다.
그랬다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을 느낄 수 없었을 거다.
그전까지는 유태오 배우에게서 한국인이 아닌 것 같은 바이브와 제스쳐를 느낄 때마다 몰입이 조금씩 깨졌지만,
오히려 가장 중요한 씬에서는 그런 바이브와 제스쳐 덕분에 훨씬 몰입할 수 있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5.
사람은 시간을 보냄에 있어서 점을 잘 찍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야 한다.
어느 시절에 매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는 다음 생에서도 이룰 수 없다.
그게 사랑이든 꿈이든 뭐가 됐든지.

6.
그리고 장 자크 아노의 연인이 떠오르는 건, 영화 내에서 계속 인연을 언급해서인지, 해성의 헤어스타일이 양가휘와 닮아 그런지, 아니면 선박 위의 두 배우의 구도가 비슷해서 그런지, 서사가 비슷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겠군.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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