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머니즘인 줄 알았지만 적폐 청산에 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그랬다 해도 일제강점기에 일본 최고 주술사가 걸어둔 저주를 풀어내는 한국의 젊은 무당들의 이야기였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주의 엔딩은 무척이나 허무했다.
요즘 한국 전반을 관통하는 모든 정서들에 일침을 날리고 싶었던 걸까.
정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부를 취한 사람들아 보아라!
화합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아 보아라!
그런거였으면 대한민국 등허리에 꽂혀있던 쇠못을 뽑고 난 후 더 멋져진 대한민국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주인공들은 목숨을 걸고 대의를 짊어졌으나 겨우 줄초상을 피한 꼴이 되었다.
파묘는 말 그대로 무덤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이야기 전개는 단순하다.
묘를 파지 말자는 사람이 있고 파자는 사람이 있다.
그렇지만 적당한 명분을 가지고 무덤은 파헤쳐지고 문제의 관이 꺼내진다.
단순한 전개는 또 반복된다.
관을 열지 말라는 사람이 있고 여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악귀가 봉인 해제되어 자손들을 데려가려 한다.
자손을 괴롭히는 조상이 있다?
그렇다, 친일파 집안인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인다.
스포방지를 위해 이 정도로 해두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재미있게 봤다.
샤머니즘이 찍먹으로 다뤄졌지만 흥미로워하는 주제라 그런가 싶다.
(아 그리고 이도현 배우의 연기가 끝장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