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내가 투표를 해봐야 세상이 뭐가 달라지나 싶었다.
10명 중 4명이 투표를 안 하는 꼴인데 혼자 백날 해봐야 소용이 있나 싶어서.
선후관계가 뒤바뀐 미숙하기 짝이 없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투표를 안 한 적이 없기 망정이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생각을 실현까지 했으면 두고두고 부끄러울 뻔했다.
바뀔 리 없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내 손으로 가능성을 0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다.
이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른다.
나 하나쯤은도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그런 안하무인의 마음이 모여 많은 부분들이 방치되고 있으니까.
선택은 당구 같다.
칠 때 빗겨 맞은 각도가 1도여도 막상 공이 도달한 곳을 보면 내가 목표했던 곳과 한참 떨어진 곳에 덩그러니 놓여있기 때문이다.
투표를 안 해서 살기가 팍팍해진 게 맞다.
절대 비약이 아니다.
살기가 좋은 사람들은 지금을 유지하려고 꼬박꼬박 모두 투표를 하고 있을 텐데 반면 살기 힘든 사람들은 왜들 의미 없다며 투표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안 하니까 의미가 없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