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풋살

By In DAILY

상암에서 제일 인기가 좋은 실내 풋살장이 텅텅 비었다.
아무리 풋친자(풋살에 미친자)여도 크리스마스에 풋살은 안 하나보다.
우리는 여섯 명 정도가 모여 그 넓은 경기장을 두 시간 동안 뛰어다녔다.
땀에 폭싹 젖었다.
그리곤 언제나 그랬듯 국밥집으로 다 같이 가서 한 그릇씩 뚝딱했다.

이른 시간에 유니폼을 입고 국밥집에 들어서면, 식당에 계신 어른들이 기특한 듯 쳐다본다.
그럴 때면 젊은이 답지 못한 기분이 든다.
일반적이지 않으니 기특한 거겠지.
나이를 더 먹을 때까지는 그런 눈빛들에 계속 머쓱해 하겠지만,
시간을 앞서 산다고 생각하면 짐짓 우쭐해진다.

텅 빈 풋살장과 국밥집 사장님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쥐어주신 간식을 보면서,
보편적으로 살지 않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을 잠깐 느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었지만, 이내 이렇게 사는 게 편하니 그럼 맞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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