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6일

커피 잃고 싶다

By In DAILY

휴일 아침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고뇌는 커피를 마시러 나갈 것이냐 아니면 안락한 침대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냐다.
침대는 커피의 강력한 라이벌이어서 언제나 위협적이지만, 그래봤자 만년 2등이다.
뻔히 커피를 마시러 가게 될 걸 알지만,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 매번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침대가 우위를 점하는 날에는 배달로 주문해 먹었다.
하지만 이제는 1층에 집주인분의 카페가 생기는 바람에 시켜 먹기가 민망해졌다.
게다가 아쉽게도 1층 카페의 커피는 내 취향이 아니다.

오늘은 심지어 비가 와서, 고민의 정도가 다른 날에 비해 더 깊었다.
언제나 그랬듯 커피를 끊어볼까 생각했다.
카페인이 몸에 좋은 건 아니니 이참에 끊는 것도 나쁘지 않다.
흠냐.
커피 어디로 마시러 가지.
침대를 뒤로하고 비를 뚫고 나가기까지 할 거라면, 카페에서 일을 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짐을 챙겨 집 앞 스타벅스로 향했다.

무려 3분이나 걸어 도착한 곳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상암 주민이 모두 스타벅스로 피크닉을 나왔나 보다.
절대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세 모금으로 끝낼 수 있는 커피를 한잔 시켰다.
나오자마자 한숨에 다 마시고, 컵을 반납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바로 쌌던 짐을 풀었다.
아마 짐을 싸고 푼 시간이 커피를 마시러 다녀온 시간보다 길 것이다.
커피를 끊고 만다 내가!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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