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03일

첫 자전거 출근

By In DAILY

도착하니 만신창이가 됐다.
등이 흠뻑 젖었고 다리에는 자전거 기름이 묻어있었다.
젖는 줄도 묻는 줄도 모르고 탔다.

집에서 사무실 사이에는 한강을 건너는 대교가 있다.
난관일 것 같아 긴장했지만 그냥저냥 수월했다.
마주 오는 사람도 조심하고 가는 사람도 조심하니 위험할 게 없었다.
쌩쌩 지나치는 차들이 그리 신경 쓰이지 않았고, 매연도 숨이 콱콱 막힐 만큼 매캐하진 않았다.
오히려 한강 쪽을 보면서 달리다 보니 너무 금방 건너 아쉽기까지 했다.

관건은 역풍이었다.
라이딩에 바람이 큰 지분을 차지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따릉이만 타왔으니 크게 느껴본 적은 없었다.
로드 바이크는 가벼워서 그런가 바람이 온전히 느껴진다.
헬스를 할 때 무게를 치는 느낌과 근사하다.
누가 뒤에서 잡아댕기나 싶었다.

햇빛에 반짝이는 한강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침에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니!
마음이 넓어질 것만 같다.
거기다 체력까지 좋아질 수 있다면 자전거 출근을 안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땀이 나서 찝찝한 게 가장 큰 문제다.
땀이 금방 마르는 옷을 사면 되지 싶어서 기능성 티셔츠를 검색해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스쳤다.
여기저기 뽈뽈 다니는 중년 여성들이, 그렇게들 기능성 의류만 입는 게, 다 이런 이유에서구나.
나도 그 수순을 밟아가고 있구나.
지금은 무채색의 옷들만 찾는데 나중에는 형형색색의 옷을 사 입게 되려나?
벌써 이렇게 안주해도 되나 잠깐 걱정했지만 아무렴 어때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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