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생긴 주차장을 내려다볼 때면,
그래 일이란 게 다 이런 거지 싶다.
백화점이 들어선다는 큰 부지가 수년을 우거진 풀숲으로 방치되어 있다가,
근 두 달 만에 공영주차장이 되었다.
영원히 도심 속 정글로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누군가 마음먹자마자 나무와 풀이 밀리더니,
이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새까만 바닥에 흰 줄들이 찍 그어졌다.
다들 백화점이 들어서기만을 기대했을 텐데.
그것만 바라보고 근처에 집을 산 사람도 있었을 텐데.
실제로 들어선 건 주차장이니 얼마나 약이 오를까.
그래서 결국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진짜 두고 봐야 한다고들 하나 싶다.
그렇지만.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건 도무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재미가 없다.
비록 내 눈앞에 놓여있는 건 주차장이지만,
주차장으로 수익을 낼 거면 3층짜리로 짓는 게 낫지, 왜 굳이 노상으로 지었을까?
노상 주차장의 장점은 부술 게 없어서 편한 거 하나뿐인데, 부술 걸 고려한 거라면 백화점을 지을 계획이 있기 때문인 거 아닐까?
이렇게 기대감과 희망을 만들어내서, 현실이 낙담스러울 때 하나씩 꺼내 먹을 용으로 만드는 게 좋다.
그러면 설령 백화점이 들어서지 않더라도,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물론.. 기다릴 필요없이 바로 백화점이 들어서는게 가장 좋다.
얼른.. 2분기 와라.. 희망 다 꺼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