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을 교체할 때가 됐다.
집에서 밥도 잘 안 해먹는데 뭐 하러 새로 사나 싶어 몇 달을 미뤘다.
그러다 마침 ‘설 전 마지막 밥솥 특가’ 광고 문자가 왔고 그 길로 질렀다.
집밥 챌린지라는 일기를 쓴 지 4달이 흘렀으니 바이오리듬상 또 집밥 타령을 할 때가 됐다.
외식을 하지 않은지 어언 3일이 되었다.
작심삼일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인 것이다.
이쯤 되면 사기가 뚝 떨어져야하는데 쿠쿠는 똑똑한 밥솥이었다.
짤로만 봤던 뻐꾸기 소리를 들었다.
(‘쿠쿠 뻐꾸기 소리’라고 검색하시면 인증글부터 동영상까지 아주 많다.)
짤을 봤을 때는 이게 뭐 그렇게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사람들 참 즐겁게 산다~라며 다 산 노인처럼 시큰둥하게 굴었건만…
뛸 듯이 기뻤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뻐꾸기 소리가 꽤 길었지만 영상을 찍지 못했다.
맘카페 사람들이 느낀 희열이 바로 이것이구나.
주부 백단의 자긍심을 가진 나로서 뻐꾸기 소리를 또 듣기 위해 다음 밥을 짓게 될 것 같다.
그때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꼭 동영상을 찍을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