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크리스마스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자바섬의 일본군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지닌 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유대감을 그린 영화다.
영국군 포로 잭 셀리어즈는 반항적이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며 일본군 요노이 대위의 주목을 받는다.
요노이는 엄격한 규율을 고수하는 장교로, 서양인 포로들을 경멸하면서도 잭에게는 묘한 집착과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또 다른 주인공 영국군 포로 존 로렌스는 일본어에 능통해 양측 간의 통역자 역할을 하며 서로 다른 문화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하지만,
그 노력으로 인해 끊임없이 고통받는다.
요노이와 대조적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하라 중사 역시 눈에 띄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포로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며 극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전쟁이 끝나고 연합군이 승리하며 상황이 역전된다.
하라 중사는 전쟁 포로가 되어 사형을 선고받고, 로렌스가 감옥을 찾아온다.
과거 하라 중사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로렌스를 구해준 적이 있었지만, 로렌스는 그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하라는 로렌스를 향해 따뜻한 작별 인사를 건넨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이는 전쟁과 증오 속에서도 실낱같은 인간애가 존재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의 명대사를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로 꼽을 테지만,
그 작별 인사 전의 대사인, 로렌스의 말이 더 기억에 남는다.
“때로는 승리를 감당하기 어렵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