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키가 작다.
작은 것 자체에는 아무 불만이 없는데,
(당연히) 평균에 맞춰진 세상에서 살려니 타협 할 일이 많다.
옷은 대충 박시하게 입으면 된다 쳐도, 신발, 양말, 장갑같이 딱 맞춰 착용해야 하는 것들은 아동용이 맞다.
풋살 공용 양말을 단체로 주문할 때도, 나를 위해 아동용 양말을 따로 구매할 수 없으니, 그냥 큰 걸 받아와서 신는다.
경기가 끝나고 나면 발뒤꿈치 부분이 발목에 와있지만 뭐 익숙하다.
어제도 자전거를 보러 갔는데, 나의 신장을 보시더니, 그나마 탈 수 있는 자전거들을 소개해 주셨다.
그마저도 탈 수 있는 사이즈의 재고들이 없어서 고를 것도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무채색 인간인 내가, 세상 튀는 오렌지색 자전거를 갖게 되었다.
상상도 안 해본 색이라 당황스럽긴 했지만, 언제 또 이런 색을 타 보나 싶어, 운명이겠거니 생각했다.
색도 색인데 막상 제품이 도착해서 타보면, 불편해서 핸들을 짧은 걸로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아이고 참말로 손 많이 간다.
아니 근데 불편한건 어차피 세상 만물이 약간씩 다 불편하니 문제가 되지 않는데,
내가 만약 오렌지색을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었으면 어쩔 뻔했냐는 거다.
겨우 키 조금 작다고 고를 수 있는 게 없고 타협해야 하냐 했다가,
내가 평균 키를 가져서, 고를 수 있는 옵션이 많았으면 행복했을까 싶었다.
골라서 탈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자전거 매장을 둘러보는데 급 피로해졌다.
키 작은 거 편하네.
정신 승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