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03일

자연의 섭리

By In DAILY

상암 메가박스 입구는 비둘기 존이다.
입구 바로 앞에 전등이 스물몇 개 정도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전등들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흔들거린다.
전등 위에 비둘기들이 앉아있기 때문이다.
입구를 지나쳐 들어갈 때는, 잠깐 숨도 참고, 똥에 맞지 않도록 후다닥 들어가야 한다.

영화가 시작할 때는 어차피 서둘러 들어가서, 비둘기 존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특히 유의하면서 나가게 된다.
오늘도 역시나 영화관 밖으로 나오면서 습관처럼 위를 살피다가 기절할 뻔했다.

수리부엉이가 앉아있었다.
와씨.
상암이 수리부엉이가 출몰하는 곳이라서 수리부엉이 마을이라고 한다는 걸,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볼 줄이야.
근데 뭔가 좀 이상했다.
부엉이 옆에는 매도 앉아있었다.

둘러보니 맹금류 조형물이 대여섯 개가 놓여있었다.
메가박스 마스코트가 맹금류인가?
그러기엔 너무 진짜 같고 귀엽거나 친근하지도 않는데?
예쁘거나 멋지지도 않은 걸 왜 설치해 놨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답을 찾아냈다.

입구 전등 위를 들여다봤다.
전등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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