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29일

일출 라이딩

By In DAILY

7월 내내 비가 온다는 소식에 급하게 라이딩 일정을 잡았다.
원래는 다음주 토요일에 의정부를 가기로 했고, 다다다음주 토요일에는 팔당댐을 가려했다.
긴 장마에 아무 곳도 못 가게 될까 봐, 당장 비가 안 오는 토요일인 오늘, 무려 새벽 5시 20분에 월드컵 대교 아래에서 만나 행주산성을 가기로 했다.
행주산성에 도착하면 6시 정도일거라 문 연 곳이 없기 때문에 아침을 싸가기로 했다.
L이 큰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가져오기로 했고 A와 나는 컵라면과 감동란 그리고 커피를 내려가기로 했다.
라이딩을 간단하게 하려 했는데 본격 일출 피크닉이 됐다.
이 모든 걸 어제 월간 저녁을 먹으면서 정했다.

무사히 4시 30분에 눈을 떴다.
5시에 집을 나섰는데 이미 날이 밝아있었다.
일출이 5시 15분이라고 해서, 그쯤부터 조금씩 밝아지는 줄 알았다.
해가 살짝이라도 뜨면 바로 훤해지나보다.
일출을 처음 봐서, 처음 알았다.
다음에는 더 일찍 나서서 진짜 해가 뜨는 걸 보고 싶다.
그러나 오늘은 L이 월드컵대교에서 찍어 보내준 사진으로 충분했다.

행주산성까지 가는 길이 너무 좋았다.
평평한 길에 적당히 커브가 있었다.
그렇다고 마냥 쉬웠던 건 또 아닌 게 막바지엔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한 구간도 있었다.
땅에 발을 딛지 않고 꾸역꾸역 해냈다.
팔당댐 라이딩의 예행연습이 됐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숲내음이었다.
한강에서도 새벽 풀 냄새가 났고 행주산성 쪽에 진입했을 때는 서울을 벗어난 냄새가 났다.
우리의 단골 라이딩 코스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행주산성은 우리가 전세를 냈다.
어르신 한 분만 산책을 하고 계셨다.
바리바리 싸간 아침을 허겁지겁 먹었다.
자전거를 타고 먹는 끼니는 그렇게 꿀맛일 수 없다.
젊은 우리의 나이가 조금 멋쩍은 순간도 있었고, 우리끼리 벌써 아줌마 아저씨 모임 같아지는 거 아닌지 농담도 했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전거를 제대로 타기 시작한 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탑 3안에 드는 일이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