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입자
아주 많은… 정말……….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아주 많은 것들을….. 남기고 떠나가셨다..
어떤 식이었는지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우웩.
황당한 에피소드 하나만 말하자면, 다용도실에서 쓰다 남은 DIY 정방형 카펫을 남겨줄 테니까(?) 쓰라고 강요하셨다.
안 쓸 거니까 다 버리시라고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그렇지만 중년 여성의 등살은 너무나도 강력한 것이어서.. 지저분하디 지저분한.. 이미 깔려있는 것들은 고대로 두고 도망가셨다.
하… 차라리 버려달라고나하지 뭘 호의를 베풀듯 쓰게 두고 가 준대..
그 집은 어머님이 오셔서 일 처리를 봐주시고 계셨다.
나보다 나이도 많아 보이는 분이 엄마 뒤에 숨어있는 걸 보고,
절대 이런 허드렛일에 엄마를 부르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들어갈 집
전 세입자가 2년 전에 들어올 때 많은 것들을 고쳐줬다고 했다.
근데 어지간히도 험하게 썼나 보다.
전등은 안 나오는 것도 여러개 있고, 싱크대 수전에서도 물이 새고, 안방 변기도 안된다.
찢어진 벽지 같은 마이너 한 부분들은 말을 말았음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하냐는 부동산의 말에 나는 퓨즈가 나갔다.
A는 꼭 필요하죠^^라며 요구해야 할 것들을 다 요구했다.
거주자 등록
관리사무소에 가서 차량등록을 했다.
출퇴근 시간만 아니면 엘리베이터를 무료로 사용해도 된다고 하셨다.
지친 와중에 수월해서 행복했다.
정수기 분리
늦으셨다.
이 정도는 애교다.
이미 난 앞에 일들로 강해졌다.
분리는 무탈했다.
입주청소
후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왠지 지쳐서 못쓸 것 같지만)
묵은 때 제거에 성공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풀 희망 회로를 돌리고 정신승리까지 겨우 했다.
옛날에 원룸 이사를 하고 몸이 너무 고돼서 ‘건전’출장마사지를 예약했던 적이 있다.
문신이 많으신 남성분과 외국인 여성분이 오셨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분명 한국인 직영팀이라는 걸 보고 예약한 건데.. ‘건전’했다.
오전 중에 강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오만했다.
입주청소작업자 분과 견적으로 씨름한 후에 하얀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는 전화로 본사랑 한바탕했다.
침대에 눕고 싶었지만 땀을 잔뜩 흘려서 그러지 못했다.
방바닥에 누워버렸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났다…
쓰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