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어스 이야기다.
2년 전 비디어스 베타 버전을 런칭하고 여러 커뮤니티에 오픈 소식을 전했다.
현업을 하던 나와 동료들이 오랜 시간 필요를 느끼던 프로덕트다 보니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건 당연한 일이었을까?
절대적 수치는 낮아도 시장 규모에 비하면 신생 플랫폼 치고 높은 방문율과 가입전환율을 기록했다.
보통의 스타트업들이 겪는다는 회원 0명의 시절도 없었다.
심지어 nn명이 가입을 하는 날도 있었다.
게다가 광고 효율도 좋았다.
예를 들어 효율 좋은 광고 비용이 클릭당 500원이라고 가정하면 우리는 300원까지 효율이 나는 날 도 있었다.
곧 J 커브를 그리겠구나 꿈에 부풀었다.
용케 가입자가 느니 다음 성장(목표)지표를 확인했다.
포트폴리오 생성률.
오, 공고만 있으면 되겠네?
마침 모교 지원 사업에도 선발되었겠다 마케팅도 할 겸 고전을 각색한 짧은 연기 영상의 ‘스핀오프’라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공고를 업로드하니 nnn명 단위의 가입이 일어났고 각 공고당 지원자도 nn명이나 되었다.
거의 10편 이상을 만들었으니 스핀오프 제작 기간 동안 비디어스가 얼마나 잘 작동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을까.
그 사이 정식 버전을 런칭했고 플랫폼 초기엔 운영자들의 적극적인 개입이(당근마켓, 레딧, 등) 너무나도 당연해서
꽤..긴 시간 착각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물이 콸콸 쏟아지지는 않더라도 쫄쫄 나오긴 해야 하는데 펌프질이 멈추면 바로 가뭄이 들었다.
도무지 리텐션 지표가 개선되지 않았다.
유저들은 비디어스가 지향하는 그림에 동의하는 듯 했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동시에 나는 이것을 동참하지 않는 것이라고 잘못 해석했다.
고꾸라진 그래프는 결국 바닥과 만났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니 깨닫게 되는 순간이 왔다.
당연한 것도 받아들이기까지 무조건 채워야 하는 시간이 있는 걸까…-,.-
유저를 모으는 건 이상적인 끝그림이 아니라 당장의 편리함이라는 것을.
암만 내가 한라산 정상에 펜트하우스를 짓고 공짜로 이용하라 한들 그곳으로 가는 길이 닦여있지 않으면 아무도 가지 않을 거다.
오히려 길을 닦아 놓으면 펜트하우스까지는 못 가더라도 산책로인 줄 알고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그렇게 이용하는 방식이 궁극적인 그림과 맞지 않아 안 깔끔한 행보로 남게 되더라도,
그게 펜트하우스로 가는 여정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됐다.
무조건 유저가 남기는 콘텐츠로 비디어스를 채워야 한다는 대 전제를 무너뜨리고,
유저들이 필요해 할 법한, 어쩌면 결국 없어질 수도 있는 기능들을 만들었다.
덕분에 비디어스는 다음을 고민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었다.
사진은 그 엄청난 결심을 했던 워크샵을 가던 날 아침의 해다.
[…] 흐른 후 과거를 되짚으며 쓰는 글은 두루뭉술하다.이 글처럼.반면에 ‘점처럼 찍혀있는 지금의 수치가 리듬을 그리는 면이 되면 […]
[…] 이끌어냈냐고 묻는다면 당연하지!라고 답변할 수 없다.그저 매일 꾸준히 유저를 얻고 있으며 안정적인 DAU 그래프를 그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