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13일

운동 가지 말까?

By In DAILY

업무를 대략 마무리하고 나니 저녁 9시 20분이 되었다.
어차피 내일 아침 운동을 할 건데 지금 운동을 가는 게 맞나?
온갖 핑계가 스멀스멀 기어 나오길래, 슬랙에 운동을 다녀오겠다고 말해버렸다.

첫 단추부터 제대로 잘못 끼운 날이었다.
수요일인 오늘은 라이브러리를 오픈하는 날이었고 마침 3주 만에 돌아온 내 차례였다.
L과 A와 함께 한 주씩 회사 소식을 기록하는 콘텐츠인데,
하필 요즘 외부에다 선공개 할 수 없는 것들을 내내 하고 있다 보니 정말 단 한자도 쓸 수가 없는 거다.
게다가 3년 가까이 연재 해오다 보니 킵해둔 소스가 똑 떨어졌다.
비디어스는 왜 만들었는지, 어떻게 쓰면 되는지, 필름업은 왜 만들었는지, 어떻게 쓰면 되는지, 장비모아 아시는지, 영상인이라는 커뮤니티 앱도 광고하고, 영화제 달력도 소개해보고, 무료 포트폴리오가 필요한지 묻는 광고성 글도 써봤다.
저번 주말에는 라이브러리를 끝내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풋살도 가지 않았는데, 토・일요일 동안 유튜브를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그냥 줄줄 써내려갔다.
물론 완성은 못했고.
결국 마감날이 닥쳐왔는데, 마감 파워로 일찍 출근해서 글을 쓰면 완성할 수 있을 거란 큰 착각을 해버렸다.

제일 먼저 루틴으로 삼고 있던 아침 운동을 스킵 했다.
커피도 원샷해버리고 바로 책상에 앉아 진짜 말 그대로 꾸역꾸역 글을 완성하기 시작했다.
하다가 도저히 안되면 영화제 스케줄 정리했다가, 화장실 청소했다가, 비디어스 공고 정보 등록했다가, 분리수거했다가, 영화제에 회신했다가 (반복)
백지가 아니라 줄줄 쓴 글을 정리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정리를 하면 할수록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라이브러리에도 썼지만 네이버 블로그 후기형 글 같았다.

9시는 당연히 넘겨버렸고 5시가 다 되어서야 눈 질끈 감고 발행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됐다.
틈틈이 완료한 업무들로 위안 삼아보려 했으나 이런 일기를 쓰고 있는 걸 보면 단단히 실패했다.

그러니 오늘은 더더욱 운동을 해내야만 하는 날이었다.
운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지킨 날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