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이번 주말에도 모기에게 왕창 뜯겼다.
긴팔 긴 바지를 입어도 뚫고 물거나 얼굴까지 문다.
요즘 모기는 소리도 안 내서 물리자마자 따끔할 때 또는 부어올라 간지러우면 그때 안다.
하필 얼굴에 두 방이나 물리는 바람에 이마랑 볼을 내내 긁적이고 있다.
미간에 물어서 주름이나 없애주지.
밸런스도 없게 오른쪽 이마와 오른쪽 볼에 물려 한쪽 방향으로만 뽈록해졌다.
풋살하러가면 모기에 하도 물리고 벅벅 긁고 물렸다고 광고를 하고 다니니, 사람들이 모기기피제를 뿌리라고 잔소리를 한다.
뿌려도 물린다고요.
냄새도 독하고 화학약품이 몸에 닿는 느낌도 싫은데 모기까지 물리니까 화딱지만 난다고요.
(그래도 있으면 무조건 뿌림)
하필 엊그제는 약통을 안 갖고 가서 더 많은 잔소리를 들었다.
사람들 : 약 좀 뿌려!
나 : 싫어!
사람들 : 그럼 왜 자꾸 물렸다고 그래!
나 : 안 물리면 관심 안 가져줄 거잖아.
사람들 : 그럼 어쩌라고 호라도 해주리?
나 : 그러게 호는 못해줄망정 잔소리야!
또래들은 이상한 드립을 치네~ 하며 나를 지나쳐갔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언니들은 호호하고 웃었다.
왕언니는 진짜 호~ 해줬다.
어른이어야 하는 회사에 앉아서 모기 물린 볼따구를 슬슬 긁으니 미취학 아동같이 굴었던 게 생각나서 머쓱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