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식은 곧 죽어도 먹기 싫었는데 가장 그리운 끼니가 되었다.
식당도 내가 선택에 관여해야 하니 이제는 귀찮다.
이런 나를 위해(?) 코로나가 한창 유행일 때부터 웨딩홀이 새로운 BM을 내놓았다.
웨딩홀 뷔페에서 평일 점심에 함바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이 종로에 있을 때는 사무실 바로 옆 건물이 웨딩홀이었다.
초기에는 한주에 한 번 이상 방문했었는데 점점 음식이 부실해지면서 발길을 끊었다.
당산으로 오면서 석 달 정도 지나니 새로운 식당 찾기도 귀찮고 내내 같은 식당을 가자니 질린다.
부실했던 그곳이 그리울 지경이다.
이 고민은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집에 돌아와서도 이어졌다.
그랬는데 올해 초 집 근처 웨딩홀에서 평일 점식 식사를 시작했다.
초기에나 튼실하지 갈수록 부실해지지 않을까 싶어 애초에 정을 붙이지 않았는데 웬걸!
최근 들어 가장 자주 가는 식당이 되었다.
재택을 하는 날이면 그냥 고민 없이 간다.
이게 얼마나 간편한지 모른다.
오늘은 무 조림, 돈가스, 소시지 야채볶음, 연두부, 시래기국, 쌀국수가 나왔는데 이거 내가 다 해 먹을 생각하면 오늘 하루 종일 요리를 해야 내일에나 먹을 수 있다.
매일 메뉴가 다르고, 야채도 먹을 수 있고, 여러 반찬도 먹을 수 있고, 먹고 나서 치울 것도 없으니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요새 무 조림이 먹고 싶었는데 마침 무 조림이 나와서 조금 흥분했다ㅎㅎ)
모쪼록 이곳이 초심을 유지하길 바라며 저녁에도 운영해 주길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