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물을 아주 좋아한다.
아니다 사랑한다.
왜냐하면 사랑은 재채기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숨길 수 없어서 재채기와 같다고 하는데 나는 말 그대로 재채기를 한다.
그것도 심하게.
그러니까 심하게 사랑하는 거 아닐까? (아무 말)
여튼 그래서 내 행동반경에 있는 아이들로 대리만족해야 한다.
가장 최근 만난 원격 반려동물은 아침마다 들리는 카페에 있는 베리라는 아프간하운드다.
덩치는 나만한데 세상 아기가 따로 없다.
베리 자리 옆에 있는 의자에 앉으면 베리가 벌떡 일어나서 다리에다 몸을 기댄다.
시크한 친구라 이내 가버리지만 그 잠깐의 따뜻함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손을 닦지만, 나오는 재채기를 막을 순 없다.
대여섯 번 정도 하고 코도 팽 풀어야 끝난다.
그러고도 콧속이 계속 간질간질해서 불편하다.
다음에 가면 절대 만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렇지만 오늘도 다짐을 지키는 것에 실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