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은 지 두 주 정도가 되어간다.
내가 먹는다기보다 같이 사는 A가 먹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옆에서 한두 숟가락씩 얻어먹기 시작한 지 두 주가 됐다.
아침을 먹지 않았던 이유는 따로 있다.
빈속에 마시는 커피가 짜릿하기 때문이다.
밥을 먹고 마시면 위가 둔해져 카페인이 도는 느낌이 강하지 않다.
반면 비어있는 위에 커피를 넣으면 즉각적으로 머리가 개운해진다.
등짝 맞는 소리 한다.
건강을 갉아먹는 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개운한 느낌을 잃을 수 없었다.
게다가 아침을 차리고 먹고 치울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는 게 더 좋았다.
어차피 출근해서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면 바로 점심 먹을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래저래 아침을 먹지 않을 이유는 많았다.
나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살아오던 A의 역류성 식도염이 얼마 전부터 심해졌다.
빈속에 커피가 부담스러워졌고 오전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아침을 무조건 먹어야 했다.
이른 아침부터 혼자 사부작거리면서 아침을 차려 먹는다.
입맛이 없었는데 막상 음식 냄새가 풍기면 배가 고파진다.
두어 번 기웃대면 한입 먹겠냐고 물어봐 준다.
그러다 보니 점점 아침을 먹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다.
커피를 마실 때 위가 둔한 느낌이 싫었는데 익숙해지고 있다.
오히려 편안한 것 같기도 하다.
몸수저인 L은 아침을 거르는 법이 없고, 몸수저 지망생 A가 아침을 챙겨 먹기 시작했으니, 나도 얻어걸린 몸수저가 될 것만 같다.
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