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1월 25일

싸다 싸!

By In DAILY

점심을 먹는데 좌석 간 거리가 가까웠다.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다 들렸다.

“이번에 바르셀로나를 다녀왔는데 이동하면 시간이 너무 소요되니까 5박 6일 한곳에서 쭉 지냈어.”
“돈 굳었네.”
“그리고 나서 파리로 이동해서 또 5박 6일 지냈어.”
“돈 꽤나 깨졌겠네.”
“그치 가족 여행 한번 다녀오면 왕창 깨져.”
“뭐 좋은 거 봤는데?”

바르셀로나라는 단어에 꽂혀 저분은 어떤 여행을 했을까 궁금했지만 들을 순 없었다.
다른 자리 이야기도 뒤이어 들렸다.

“홍대입구 6번 출구 지하에~”
“그런 데에 맛집이 있어요?”
“어어 거기 싸고 맛있어.”

여행을 다녀왔다는데도 쓴 돈 걱정, 맛집 추천을 하는데도 싼 집, 나 혹시 나도 모르는 어떤 래디컬 한 자린고비 모임에 초대받은 건지 의문이 들 때 뒤에서 주문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들렸다.

“맛집치고 싸네.”

확실하다.
초대받은 게 맞다.

좋은데 다녀왔네~ 어땠어? 뭐가 제일 좋았어? 음식은 입에 맞았어? 이번 달 열심히 벌어야겠네~라고 한다거나
거기 되게 맛있어 근데 심지어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니까?라고 해도 되고
맛집인데 가격까지 감사하네~라고 하면 안 되나.
왜들 그렇게 싱겁게 돈 돈 거릴까.

탐구 주제 : 한국은 개발도상국이어서(었어서) 모든 가치의 단위가 돈이 된 걸까? 싸다는 말이 칭찬/긍정의 의미를 가지는 나라는 또 어디가 있을까?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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