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25일

신천지로 오해받은 썰 푼다

By In DAILY

한 달 만에 집 정리가 다 끝났다.
이제야 여유가 생겨 옆집과 아랫집에 인사할 마음을 냈다.
요즘은 이사했다고 주변에 인사하고 그러지 않는다던데,
내내 오다가다 마주치면서 쭈뼛쭈뼛 인사하는 게 불편해서,
차라리 편하게 인사 한번 해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옆집 초인종을 눌렀다.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
혹시나 나오시는 중일까 봐 조금 더 기다려 봤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초인종을 한 번 더 눌렀다.
인터폰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문을 여실 때만 해도 엄청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셨는데,
A와 나를 보자마자 아! 옆집 분들이시구나!라고 하셨다.
이 말을 이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랫집에 내려가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번엔 심지어 마스크를 쓰고 나오셨다.
준비해온 걸 드리면서 잘 부탁드린다고 했더니 엄청 멋쩍어하시면서,
윗집분들인지 몰랐다고 하셨다.

두 집 다 반응이 특이해서, 이사 왔다고 인사하는 문화가 없어지긴 했나보다라고 생각하던 찰나, A가 말했다.
“신천지인 줄 아셨나..?”
에이 설마 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우리 둘의 모습이 거울에 비쳤는데…
영락없는 신천지였다.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주저앉아서 웃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주말에 포교 나오신 분들이 인터폰을 누르셨었는데, 우리 집만 누른 건 아니었을 테니까, 더더욱 의심스러웠을 것이다.
야 문 안 열어줄만했다 이러면서 정말 오랜만에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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