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읽기를 실패한 책이 두 권 있다.
하나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나머지 하나는 론다 번의 시크릿이다.
둘 다 어릴 때 읽기는 어려운 책이었다.
두 책의 다른 점이 있다면 시크릿은 어려운 문장으로 구성된 책은 아니었다.
엄마가 시크릿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며 권유하신 날이 기억난다.
꼭 읽어야 한다니까 명저도 안 읽어본 사람이 되기 싫어서 책을 펼쳤지만 “이게 몬 소리셈 ㅡㅡ”하며 덮었다.
당연한 말을 무슨 대단한 방법론처럼 길게 써둔 게 이해가 안 갔다.
시간이 금이다나 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처럼 당장 무슨 말인진 몰라도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속담처럼 써주지.
아니면 홍정욱의 7막 7장이나 한비야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같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넣어주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작가가 책을 재미없게 써서(?) 어쩔 수 없이 못 읽게 된 책이라는 결론이 났다.
주위에 누가 읽었대도 “아~ 나는 책이 나랑 좀 안 맞아서 안 읽음~”해버렸다.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방향으로 살게 되고 실제로 생각한 것들을 성취해 내는 경험을 하고 나니 시크릿이 떠올랐다.
몇 장 읽은 게 전부지만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혹시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