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향하는 버스에서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되어 보이는 아이들 스무 명 정도가 선생님 세분과 함께 타고 있었다.
버스가 회전할 때마다 아이들은 롤러코스터를 탄 마냥 꺄악 소리를 지르며 몸을 기울이고 끼들거렸다.
나는 습관처럼 버스에 타고 있는 어른들의 표정을 살폈다.
물론 인상을 잔뜩 찌푸린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내 옆에 계셨던 중년의 여성분은 애들이 귀엽지 않냐며 내게 말을 건넸다.
버스는 아이들을 위해 저속주행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지는 아이들을, 어른들은 붙잡아 주었다.
내 앞에도 아이가 있었고 나는 연신 가방을 잡아주었는데 아이는 내리기 전에 쑥스러운 듯 나를 올려다보곤 손인사를 하고 내렸다.
아이들이 다 내리고 조용해진 버스는 다시 원래의 속력을 내며 달렸다.
이렇게 신나게 자라니까 신나는 어른들로 큰 거겠지?
바다 수영은 기대했던만큼 즐거웠다.
햇살은 따갑고 바다는 시원했다.
맑은 물속에서 물고기와 해파리를 봤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비키니를 벗고 몸을 태우고 있었다.
나도 덩달아 해봤다.
겨우 윗옷을 벗었을 뿐인데 어떤 해방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있었다.
벌써 여행의 반절이 지났다.
믿기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