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숙소에 무사히 도착해, 집에서 가져온 페이퍼 인센스를 태우고, Justice Der – Covers를 틀어놓고, 일기를 쓴다.
30분가량 연착된 비행기는 오히려 30분 일찍 도착했다.
비행기도 과속을 하나보다.
덩치가 작아서 그런가 장시간 비행은 들어왔던 것만큼은 힘들지 않았다.
비행기는 좌석이 좁아 불편하다던데, 나는 오히려 넓고 높아 가방을 발 받침대 삼아 앉았다.
오랜만에 작아서 좋았다.
아! 비행기 안은 무척이나 건조했다.
물을 몇 번이나 요청해서 마셨지만 재채기와 콧물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마스크를 꼈다.
로션을 듬뿍 바르고 탔는데 핸드크림과 립밤을 얼굴에 넓게 펴 발라야 했다.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는 처음부터 마스크를 끼고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공항에서는 친구가 서프라이즈로 마중을 나와주었다.
덕분에 헤매지 않고 무사히 도착했다.
헤매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오늘 내로 도착하지 못했을 수 있겠다 싶었다.
숙소에 짐만 풀고 길거리를 걷다 손님이 없는 아무 식당에 들어섰다.
놓아주시는 테이블보나 식기도 투박했고 음식도 그럭저럭 먹을만한 정도였다.
일상과 여행의 경계에 놓여있는 오늘에 완벽히 어울리는 식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