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8월 05일

숨고 출동

By In DAILY

당산 사무실에 처음 이사 왔을 때 눈에 밟히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전 세입자분이 내부 문을 떼고 생활하셨었는지, 문을 급하게 달아둔 느낌이 역력했다.
도어 캐치와 래치에 비닐이 붙어있고, 경첩은 원래의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어긋나게 달아놓았다.
문을 열고 닫는 데에 문제가 없고 경첩이 예쁘게 달려있어야 하는 공간은 아니기에 별말 없이 넘어갔었다.
겨울 봄을 나는 동안 아무 문제도 없었다.

무더위가 지속될 때쯤 탕비실 문이 닫히지 않기 시작했다.
여름이 되어 경첩이 늘어난 것이다.
경첩을 최대한 조였다.
그랬더니 다시 잘 닫혔다.
이렇게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지만 며칠 전부터 다시 닫히지 않기 시작했다.
힘을 줘서 닫을 때마다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길래 소리 나는 곳을 들여다봤더니 도어 캐치가 튀어나와 도어 래치의 나사에 걸리면서 문이 닫히는 걸 방해하고 있었다.
나사가 튀어나온 만큼 도어 캐치가 슬금슬금 파이면서 닫히고 있다가,
날이 더워져 도어 캐치가 훅 늘어나는 바람에 더 이상 파이는 정도로는 닫히지 않게 되었다.

원래는 문틀을 도어 캐치 모양으로 잘 파서 도어 캐치가 문틀 위로 튀어나오지 않게 해야 하는데,
대충 달았는지 위쪽은 문틀 안에 들어가 있고 아래쪽은 튀어나와 있었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풀어 도어 캐치를 문틀에서 분리해 내고, 칼로 문틀을 깎아냈다.
문틀 안에 도어 캐치를 자리 잡아 놓고 고정시켰더니 이제는 문이 잘 닫힌다.
전문가의 솜씨가 아니어서딱 맞게는 못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부분이니 이만하면 됐다.
삶의 기술 하나 연마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