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4일

세번째 자전거

By In DAILY

첫 자전거는 초등학생 때 가졌다.
네발자전거였다가 보조바퀴를 하나씩 떼며 두발자전거가 되는, 그 나이 때 갖는 전형적인 자전거였다.
첫 번째 자전거와의 이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두 번째 자전거는 자전거 렌탈샵에서 5만 원을 주고 사 왔다.
파란색이었고 핸들 앞에 철 바구니가 달려있었다.
주로 보문단지 라이딩을 다녔고 여름엔 식자재마트에서 얼음을 조달해왔다.
거의 2년을 넘게 탔다.
자전거가 망가지던 날도 얼음을 사러 가던 길이었다.
큰 돌을 잘못 밟았던 것 같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휠이 휘었고, 바람도 빠져버렸다.
고물 자전거가 많이 쌓여있던 곳에 던져두고 돌아왔다.

이후엔 따릉이가 생겼다.
자전가 그냥 타고 싶어서 탈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동 수단으로써 이용했다.
반년마다 500km를 채웠으니 징하게도 탔다.
공유 자전거의 매력을 알아버리는 바람에 자전거를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가 타고 가고 싶은 만큼 타고, 반납해버리면 그만이었다.

최근 춘천여행을 갔다가 최소 40대 이상은 되어 보이는 자전거 동호회를 마주쳤다.
건강과 기운이 넘쳐 보였다.
나의 40대도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단 자전거 때문만은 아닐 테지만, 건강한 사람이 모두 자전거를 타고 있으니, 자전거만 타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침 다음날엔 L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다.
자전거에 관심을 보이는 나와 A에게, L은 적극 영업을 시도하며 본인의 자전거로 시운행을 권했다.
밟자마자 훅- 나가는 로드 자전거의 속도감이 매력적이었다.
거기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면 기분이 좋다는 얘기가 마음에 불을 지폈다.

자전거가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지 딱 일주일이 된 오늘, 자전거를 사기 위해 부천을 다녀왔다.
구매하기까지 작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것은 나중에 풀기로 한다.
이미 집부터 사무실까지 네이버 지도 거리뷰로 예행 주행도 했다.
물론 길치인 나는 몇 번이고 헤매겠지만 헤매는 길도 신날 것이다.
세 번째 자전거는 이름도 붙여주고 오래오래 같이 잘 지내볼 계획이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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