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은 1,000원에 4개였다.
꽤 오래 그랬던 것 같다.
부모님이 사주시던 붕어빵부터 성인이 되어 내가 돈을 직접 건네 사 먹을 때까지 그랬었으니까.
그러다 1,000원에 3개가 되던 때를 기억한다.
거스름돈으로 500원이 생길 때마다 그걸 들고 가서 붕어빵 하나로 바꿔 먹었다.
200원을 거슬러 주신 대도 “아이 괜찮습니다~”라고 말하고 쿨하게 돌아서면서, 스스로 나 좀 멋졌다고 생각했었다.
학교를 졸업할 즈음 갑자기 붕어빵이 5개에 2,000원이 되었다.
이게 어른들이 말하는 물가가 치솟는다는 건가?
붕어빵을 네 개씩 먹다가 세 개로 줄었을 때도 성에 차지 않았는데 두 개는 부족했다.
나는 붕어빵을 매일 사 먹던 사람이라 한 달에 3만 원 정도 쓰다가 6만 원을 쓰게 되니 주머니 사정이 쪼들린다는 게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뒷짐지고 붕어빵 가격을 가재미눈으로 살피는 어른으로 거듭났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붕어빵이 2개에 1,000원이 되었다.
그때부터 혀를 쯧쯧 찼던 것 같다.
말세다 말세.
게다가 거리가 깨끗해지기 시작하면서 붕어빵 노점상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관리가 잘 안되어서 그렇다나 뭐라나.
이러다 붕어빵이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릴까 겁났다.
이후 1,000원에 4개를 판다는 붕어빵집도 등장했으나 알고보니 미니붕어빵이었고,
체인점도 생겨 붕어빵 안에 온갖 소들을 넣어 팔기도 했다.
엣헴, 근본을 이길 순 없지!
나는 고집쟁이 영감님처럼 계속 붕어빵 노점상들만 찾아 헤맸다.
2023년에 책정된 붕어빵 가격은 2,000원에 3개, 5,000원에 7개였다.
그동안 나는 다행히(?) 붕어빵을 매일 먹기엔 소화 능력이 떨어진 어른이 됐고, 5,000원쯤은 주전부리로 사용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돈이 되었다.
근데 왜 라떼는 붕어빵이 하나에 250원이었는데라는 말이 맴도는지 모르겠다.
어른들이 다 이런 마음인 건가.
[…] 머리와 꼬리 중 선호가 있다면 붕어빵을 좋아하는 게 아니고 슈붕파는 델리만쥬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시길 바란다.농담이고.천 원에 3개던 시절까지는 팥붕 2개와 슈붕 1개로 이천 원에 5개였던 작년은 팥붕 3개와 슈붕 2개의 비율로 먹었다.올해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될런지.붕어빵 개수로 물가를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