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투룸 아파트가 풀옵션 월세로 나온 게 있었다.
몇 개월 전 물건을 처음 발견하자마자 다녀왔었다.
공원 쪽으로 전망이 탁 트여있는 집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계약이 1년도 넘게 남아서 당장 이사할 건 아니었지만 괜히 구경하러 갔다.
집은 사진 그대로였다.
침대, 책상, 옷장만 들고 들어가면 딱인데.
근데 월세를 저만큼 내고 사는 게 맞나.
풀옵션을 생각하면 괜찮은 거긴 한데.
그래도 절대적으로 드는 돈이 너무 많지 않나.
고민을 거듭한지 어언 3개월.
두 주째 집 앞뒤로 공사를 하고 있다.
오전 8시 즈음부터 드릴인지 굴삭기인지가 두두두두 거린다.
결심했다.
계약 만료 전 미리 드림하우스로 이사 가기로!
주인분께 다시 연락해서 가능한 가장 빠른 날의 빠른 시간으로 실측 일정을 잡았다.
실측일을 하루 앞둔 어제 연락이 왔다.
관심을 보이는 다른 사람이 있는데 가계약금을 걸겠냐고.
…상태도 모르는 집에 가계약금을 어떻게 걸지.
(요즘 명상하고 있어서) 부처의 마음으로, 내 것이 아니면 내 것이 아니게 되겠거니 하며, 집을 보지 않고 가계약금을 미리 드릴 순 없으니, 그쪽 계약이 진행이 되면 진행하시라 했다.
마음 한편엔 자신감도 있었다.
우리가 제일 먼저 실측하러 갈 건데 집도 안 보고 설마 계약을 할까?
근데 설마가 사람 잡았다.
관심을 보인다는 분이 대단한 강심장이셨나보다.
왜 눈물 나지..^^
공원 뒤로 지는 노을 보면서 마실 내 커피 어디 갔지..^^
가진 적도 없었는데 왜 이렇게 헛헛하지..^^
부처의 마음아.. 빨리 돌아오거나.. 아닐 거면 집 내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