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2일

병원행

By In DAILY

나에게 병원은 정말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플 때 가는 곳이다.
그곳의 냄새도 사람들의 표정도 뭐 하나 긴장되지 않는 요소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아프거나 불편한 정도로는 가지 않는다.
웬만한 병은 시간이 지나면 다 낫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내가 병원에 갔다.

필라테스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마무리하는 동작이 있었다.

무릎은 꿇었고 이제 그 위에 앉기만 하면 되는데 어라.. 앉을 수가 없다.
엉덩이로 발꿈치 쪽을 지그시 눌러, 정강이와 허벅지 근육을 쭉 늘려줘야 하는데 발목이 도무지 펴지지가 않았다.
발목 근육이 짧아진 느낌이 들었다.
이대로 눌렀다가는 끊어질 것 같아서

이 정도로 앉아서 마무리를했다.

사실 두 달 전에 발목을 심하게 삐어서 다음날까지도 붓기가 빠지지 않아 병원에 갔었는데,
일주일 치 약을 주시길래 한 이틀 정도 먹다가 통증이 가셔서 다 나은 줄 알았다.
그랬는데.. 잘못 나았다는 걸 직감했다.

의사선생님이 이번엔 왜 오셨냐고 물어보셨다.(?)
무릎을 꿇을 수 없어서 왔다고 했더니 두 달 전에 한.번. 오셨었죠라고 의미심장하게 물어보셨다.
그래서 통증이 없어서 안왔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평소에 무릎 꿇을 일이 많으세요라고 물어보셔서 그렇지 않댔더니
근근이 걷기만 하실 거면 치료받으실 필요 없다고 하셨다.(??)
그때도 한번 오시고 안오셨는데 사는 데에 지장이 없다는 거 아니겠냐며(???)
내가 무릎은 꿇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 그랬더니, 그때 다친 인대가 낫긴 나았는데 가동 범위가 짧아진 상태로 굳었다고 설명해 주셨다.
이 와중에 병원 기피자인 나는 스트레칭을 잘 해주면 되냐고 물었더니, 그게 안 되니까 오신 거 아니냐고 하셨다.(????)
인위적인 힘으로 근육을 서서히 늘리면서 가동 범위를 넓혀줘야 한다고 했다.
나의 경우엔 발목에 주사를 한대 맞고 치료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지만, 주사가 많이 아프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프겠죠?라고 하시곤 노답이라고 판단하셨는지 도수치료 2회 정도 받고 다시 진료를 보자고 하셨다.
대화를 나눌 때는 몰랐는데 복기해 보니 된통 혼났네.

아니 분명 옛날에는 자연치유(?)가 다 됐는데 이제는 왜 이렇지.
안아키가 통하지 않는 나이가 됐나 보다.
병 키우지 말고 병원을 다닐 줄 아는 어른이 되어야지…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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