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어떻게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개구리처럼 올챙이로 태어나 일부가 퇴화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겪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애벌레가 애벌레로서의 성장을 끝내면 번데기가 된다.
딱딱한 껍질 속에서 애벌레는 단백질 액체가 된다.
그러니까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거다.
녹아내린 몸으로 신체를 재구성한다.
그렇게 나비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언젠가 친구들에게 나는 점점 딱딱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인생의 굳은살이 드디어 박혔나 했는데 가만 보니 이제 겨우 세상 유약한 액체를 품은 번데기가 된 것이었다.
나비가 되려면 세포분열을 또 죽어라 해야 한다.
갈 길이 삼만 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