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밸런스

By In WORK

필름업이라는 독립영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유저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원래는 영화제 일정만 업로드했었는데, 더 많은 교류를 위해 같이 볼 영화를 고르고 매주 목요일마다 그 영화에 대해 감상을 나누기 시작했다.
열혈 참여자가 있는 건 아니지만 단골처럼 하트를 눌러주거나, 간혹 DM을 보내 오는 유저들이 생겼다.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지만, 막상 인디 영화에 대해 얘기할 때는 손꼽을 정도로만 반응이 온다.
인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필름업 팔로워의 대다수일텐데 말이다.
게다가 일정만 공유했을 때보다 훨씬 빠른 추세로 팔로워도 늘고 있다.
대중 영화에 대해 많이 얘기할수록 오히려 독립영화를 더 많이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영화제 일정만 공유할 때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제에 대해 알리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필름업에서 상업영화를 보자고 부추기는 게 독립영화 플랫폼으로써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아닐까 망설였었다.
어쨌든 컨셉이 조금 틀어지는거긴 하니까.
근데 생각을 좀 고쳐먹기로 했다.
파타고니아 같은 거다.
의류산업이 지구를 아프게 하는 주요 산업 중 하나지만, 대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리페어샵을 운영하고, 산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큰 이익의 일정 부분을 환경 보호에 기부하는 식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우리도 상업영화(의류산업)로 이익을 얻고 상업영화가 있을 수 있기 위한 바탕인 독립영화(환경 보호)도 조명하는 것이다.
컨셉이 틀어지는 게 아니라 사이즈를 키우는 것이다.
기울어진 밸런스를 맞출 때가 왔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2 Comments
  1. L 2024년 03월 30일

    헉..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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