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길 잘했다고 사무치게(?) 느낄 때는 바로 반신욕 할 때다.
정말 피곤한 하루를 보내도 반신욕 20분이면 사르르 녹는다.
땀이 워낙 안 나는 체질이었다.
어릴 때 순환이 잘 안돼서 몸이 허약한가 하고,
매일 저녁 물을 받아서 반신욕을 했었다.
오버가 아니고 정말 매일 했다.
주말엔 멀리 물 좋다는 목욕탕에 다녔다.
수도에서 바로 나오는 물도 충분히 뜨거웠지만,
그것만으로 땀이 나지 않으니,
가스레인지에서 물을 팔팔 끓여서,
물이 식을세라 내내 부어주셨다.
몸을 지지는 게 익숙한 어린이로 키워져서
한여름에도 뜨거운 물로 샤워해야 하는 어른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자취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오들오들 떨어야 하는 화장실이었다.
한겨울에는 화장실이 너무 추워서 한 10분 정도 뜨거운 물을 틀어놔야 했다. (지구야 미안해)
이게 습관이 돼서 아직까지 샤워를 하기 전에 물을 미리 틀어놓기 위해 화장실에 옷 입은 채로 들어가곤 한다.
화장실만 따뜻해져도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반신욕까지 할 수 있게 되다니.
감개무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