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그들의 감상이 나와 같은 걸 본 게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몬세라트 성당에 도착해서는,
– 뭐 별거 없네
– 왜 이렇게 높아/더워
– 돌이 지저분하네
– 개인으로 표 구하면 개쌈
궁시렁 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좋은 말만 할 필요는 없는데 굳이 안 좋은 소리만 할 건 또 뭔가.
기왕 온 거 좋은 시간으로 만들어 갈 노력을 하면 참 좋으련만.
그저 바라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바라는 게 많은 거겠지.
투어를 이용했기 때문에 가기 어려운 곳을 수월하게 다녀온 것에 의의를 둔다.
사람들에게 치여 지쳐버린 셋은 집으로 돌아온 후 한참을 말없이 각자 시간을 보냈다.
출출해질 즈음 근처 타코집에서 포장을 해왔고 남은 새로를 나눠마시며 기운을 차렸다.
오늘의 여정이 어땠는지, 무엇이 좋았는지 또는 힘들었는지 등 감상을 나눴더니 다시 기뻐질 수 있었다.
좋은 마음으로 잠들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